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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위협하는 여론 조작 세력… 유권자 목소리 지켜내야


인터넷에서 정치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 작업 사이트’가 4·10 총선을 앞두고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수천개 기사 리스트를 ‘우세’ ‘열세’ ‘화력지원’ ‘추월가능’ 등의 평가와 함께 게재하며 네이버에서 2년째 활동 중이다. 각 기사의 댓글 여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우세인지 열세인지 분석하고, 회원들에게 ‘여론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추월가능)이니 ‘민주당에 유리한 댓글을 쏟아내라’(화력지원)고 주문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댓글 조작(드루킹 사건) 방식을 매크로 프로그램 대신 다수의 사람을 동원해 재연한 셈인데, 기계적 수단을 이용한 어뷰징 범주에 속하지 않아 포털사이트 차원에서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여론을 왜곡하는 다양한 시도가 총선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악용하는 행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달 말 현재 검찰이 입건한 선거사범 중 흑색선전 사범의 비중이 지난 총선에 비해 급증했다. 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가짜뉴스 확산이 그 이유로 지목됐다. 대만 총통 선거와 미국 대선에서 파장을 일으킨 딥페이크 콘텐츠가 한국 총선의 여론 조작에도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직접 쓴 것처럼 보이게 하는 AI 자동댓글 프로그램은 이미 공공연히 거래되는 터라 총선에 쉽게 활용될 상황이고, 생성형 AI를 이용한 ‘가짜뉴스 제작 사이트’마저 등장했다.

아날로그 ‘댓글 작업’부터 첨단 AI 기술까지, 다양한 수법으로 무장한 이들이 총선 여론 조작에 뛰어들고 있다. 과거 어느 선거보다 치열하게 가짜뉴스와 전쟁을 벌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처벌 조항을 만들고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수준의 대응으로 충분할 리 없다. 선거 때마다 내놓던 대책의 시야를 과감히 넓혀 국민 여론을 왜곡으로부터 지켜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유권자도 목소리를 도둑맞지 않으려면 가짜뉴스에 한층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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