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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내 위성정당 창당하겠다는 李 대표의 정치 퇴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총선 비례대표제로 준연동형을 유지하고 위성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년 전에 이어 또다시 우리 정치를 퇴행시키겠다는 조치다. 앞서 민주당은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 권역별 병립형 등을 놓고 의견이 갈리자 이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쉽게 하고 비례성을 키우는 장점 때문에 지난 총선 때 도입됐지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이란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그렇기에 정치권 안팎에선 준연동형은 유지하되 위성정당을 막을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위해 민주당 의원 75명이 이미 ‘위성정당 방지법’도 발의했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이 법안은 깡그리 무시하고 준연동형만 존치시키겠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일 아닌가. 이럴 것이면 차라리 소수정당 몫을 보다 많이 할당하는 식으로 권역별 병립형을 하자고 했다면 위성정당 출현이라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대표가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 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 등은 사과했다. 하지만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결정을 하면서 사과 몇 마디로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일이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정치의 미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식의 준연동형 복귀가 어떻게 DJ 정신에 부합한다는 건지 해괴한 논리로 들린다.

이 대표는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여당이 칼을 들기에 같이 칼을 들 순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남이 정치를 이상하게 한다고 나도 그러겠다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번에 민주당이 드는 게 똑같이 소수정당을 위협하는 칼이지 왜 방패란 말인가. 아울러 앞으로 만들 위성정당을 야권연합 형태의 ‘통합형 비례정당’ ‘준위성정당’으로 포장했지만 지난 총선 때 윤미향, 최강욱 의원 등 민주당 세력 중심의 ‘떴다방 정당’과 얼마나 다를지 의문이다. 이러고도 민주당이 입만 열면 정치 혁신 운운 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다. 아직 의원총회 추인 과정이 남았다지만 공천 앞에 파리 목숨인 의원들이 이 대표 결정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이 대표와 민주당의 퇴행적 정치에 대해선 유권자들이 뇌리에 새겨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심판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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