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 일본을 제치고 베트남이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엔데믹 이후 일본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는데, 점차 여행지 수요가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하나투어는 설 연휴 기간인 2월 8일부터 12일 사이에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지난해 설 연휴(1월 20~24일)과 비교해 88%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베트남으로, 전체의 27%에 달했다. 24%인 일본을 앞지르는 수치다. 태국·필리핀 등을 합친 동남아의 비중은 58%에 이른다. 모두투어 역시 올해 설 연휴의 해외여행 예약이 지난해보다 78% 늘었는데, 동남아가 52%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일본은 25%였다.
지난 설부터 폭발적이었던 일본의 인기가 살짝 떨어지고 동남아와 중화권이 뜨는 추세다. 하나투어에서 전체 해외예약 중 일본의 비율은 엔데믹 직후인 지난해 설 연휴부터 올 설 연휴까지 매 명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설에는 일본이 전체의 36.0%에 달했는데, 지난 추석 28.8%에서 올 설 24%로 차츰 수치가 내려왔다. 반면 중국의 비중은 지난해 설 0.2%에서 지난 추석 11.4%까지 치솟았다.
많은 이들이 일본을 다녀오면서 이제는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윤모(26)씨는 지난해 일본을 두 번 다녀왔는데, 올해는 대만이나 홍콩 여행을 고민하고 있다. 윤씨는 “작년엔 엔화가 싸기도 했고,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음식이 맛있어서 여름과 겨울 휴가를 모두 일본에서 보냈다”며 “올해는 그동안 안 가봤던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 다른 가까운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중화권 항공편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베트남은 푸꾸옥과 달랏, 나트랑을 연결하는 직항편이 취항했다. 항공권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출발 시간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이들 국가로 떠나려는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은 가장 인기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비행시간이 짧아 가볍게 여행하러 가기 좋은 여행지”라며 “저비용항공사(LCC) 중심으로 일본 소도시 취항이 늘면서 코로나 이전에 비해 여행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은 동남아·일본행 노선을 일정 횟수 혹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민트패스’를 5년 만에 재출시하고, 지난 2일 SSG닷컴에서 한정 판매했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베트남의 다낭·나트랑·푸꾸옥 등 베트남 주요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하나투어 T 라운지’를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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