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했던 존 볼턴(사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임기 초에 북핵 문제와 관련한 무모한 협상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기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서문을 새로 써서 공개했다. 그는 18쪽 분량의 서문에서 “트럼프 임기 첫 4년이 나빴다면 두 번째 4년은 더 나쁠 것”이라며 “산처럼 많은 사실이 트럼프가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트럼프가 김정은과 접촉을 재개했을 때 행복감을 상상해 보라”며 “트럼프는 상점을 통째로 내줄 뻔한 형편없는 거래를 했는데, 두 번째 임기 초반 이를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는 것을 포함해 중·러 축에서 확대되고 있는 북한의 역할은 트럼프가 김정은과 재결합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무모한 협상은 일본과 한국을 추가로 소원하게 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대만과 중국의 인도·태평양 주변은 트럼프 2기 때 실질적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현재까지도 대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대만을 상대로 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은 급격히 증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현동(사진) 주미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공격적 언행과 도발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에 절대로 동요하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한·미 대응태세 및 한·미·일 공조 강화로 귀결될 뿐이라는 걸 더 잘 인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한·미 확장억제(미국의 핵우산 제공) 실행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올여름까지 종합적인 확장억제 가이드라인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전략적 환경 조성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북한이 최근 고강도 대남 위협을 이어가지만 전면전을 준비하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는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공격처럼 북한이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국지적이고 기습적인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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