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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뮤지션에서 사업가로… “좋은 기독 콘텐츠 만들라는 소명 아닐까요”

미디어 장비 설치 시공 기업
소리나무 심도성 대표

입력 : 2024-02-03 03:04/수정 : 2024-02-03 09:50
심도성 소리나무 대표가 부산 진구 사무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리나무 제공

현대기독교음악(CCM) 그룹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던 한 부산 청년이 있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사기를 당했고 기독문화계가 녹록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그는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품었다. 올해로 24년 차인 미디어 장비 설치 시공 기업인 ‘소리나무’ 심도성(52)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다.

베이스 치던 청년이 사업가가 되기까지

심 대표는 젊은 시절 ‘위드’ ‘러브’ 등 CCM 그룹에서 세션 베이스로 활동했다. 이후 팀을 꾸려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앨범 작업을 준비했다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곡까지 만들어놨지만 끝내 앨범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그는 방향을 틀어 미디어 장비 설비 시공업에 뛰어들었다. 고난이 사업의 씨앗을 제공한 셈이다.

음악만 했던 심 대표에게 사업은 완전히 딴 세상이었다.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어서 어려움이 상당했다. 미디어 장비 설치 시공뿐 아니라 공연·행사 연출과 기획도 같이 했는데 2003년쯤 야심 차게 준비한 콘서트와 기업 구조 변경으로 사업이 접힐 뻔했다. 심 대표는 “제로가 아닌 마이너스에서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며 “대금 독촉 전화를 모두 거르지 않고 받았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저를 도와주셨다. 하나님의 손길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심 대표(오른쪽)가 자신이 기획한 공연을 마치고 출연진과 함께했다. 소리나무 제공

소리나무는 현재 부산에서 미디어 장비 설치 시공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설립 이후 ‘어웨이크닝 해운대 집회’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 축제’ 등 굵직한 교계 행사에 기획과 연출로 참여했고, 수많은 지역 교회에 미디어 장비를 시공했다. 교계 외 매출도 늘어 지금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현재 부산을 거점으로 김해와 서울 지사 등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심 대표는 소리나무를 운영하며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을 ‘정직 최선 감사’로 꼽았다. “어떤 일에든 정직하고 또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어떻든지 감사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그중 심 대표가 가장 우선으로 하는 것은 정직이다.

미디어 장비를 판매하고 설치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다루는 기술 교육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심 대표는 유지관리팀을 별로로 운영해 분기별로 시공된 교회나 기관에 출장 교육을 한다. 그렇게 부산 등 교회 80여 곳을 관리하고 있다. 또 엔지니어 그룹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세미나도 열고 있다.

심 대표는 “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결국 현장에서 양질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며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콘텐츠가 많이 제작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며 “언젠가 교육센터를 설립해 미디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기독문화 생태계 위한 동행

심 대표는 기독문화 생태계 조성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2015년부터 8차례에 걸쳐 무료로 개최한 교계 콘서트 ‘제이 콜라보’가 그랬다. 12개 기관이 후원하고 협업해 회당 2000만원 이상 재정이 드는 작업을 감당했다. 심 대표는 “재능을 기부한다는 것은 업체들에게는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양질의 기독교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아쉬움을 채워보자는 마음들이 모여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족한 한국기독음악협회에서 2021년부터 3년간 발대준비위원장으로, 현재는 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해외 선교사를 위한 기독교 콘텐츠 제작 단체인 위플랜트는 부대표로 지원한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부산기독교문화연대 운영위원,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문화부 부팀장도 맡고 있다.

심도성 대표가 봉사하는 부산 호산나교회 고등부 모임 장면. 소리나무 제공

심 대표는 부산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에서 고등부 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음악 영상 찬양팀 교사로 봉사했고 고등부 청소년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또 선교사 후원, 캄보디아 선교지 LED 등을 무상으로 설치했고 코로나19로 모두 힘들었을 당시 미자립교회 10곳도 후원했다. 현재 부산지역 기독교 문화 콘서트인 ‘소금소금’에서 기획과 연출로 봉사하고 있다.

심 대표는 “기독교 음악은 한국교회가 고난을 겪던 시절부터 부흥하던 시기까지 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적이 없다”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CCM이 복음을 전하는 통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미약하게나마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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