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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투자 키웠더니… 빅테크 겨눈 규제리스크도 눈덩이

美 FTC, MS 등 투자 적법성 조사
X·인스타, 딥페이크 음란물 비상
저작권까지 발목… 국내기업도 촉각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AI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했던 글로벌 빅테크들을 겨냥한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빅테크의 AI 시장 독점 심화와 딥페이크(AI를 활용해 만든 가짜 콘텐츠) 기술의 악용,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침해 우려 등의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이들을 향한 규제 칼날은 갈수록 매서워질 전망이다.

빅테크들은 챗GPT 등장 이후 AI 기술과 사업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7조3000억원)를 투자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아마존과 구글은 오픈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각각 40억 달러(약 5조3000억원),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선제 투자해 AI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투자 확대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 아마존,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의 AI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조사에 최근 착수했다.

FTC는 이들 기업의 AI 투자가 공정한 시장 경쟁을 방해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반독점법 위반 조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달 초 MS의 오픈AI 투자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일부 빅테크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음란물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최근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과 음란물을 합성한 이미지가 확산됐다.


음란물 제작에는 MS의 AI 이미지 생성 도구 ‘디자이너’가 활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빅테크가 만든 AI 도구가 빠르게 상용화하는 가운데 부적절한 AI 콘텐츠를 걸러내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X, 인스타그램도 유탄을 맞은 것이다.

미국 백악관은 “실존하는 사람들의 친근한 이미지와 허위 정보가 사전 동의 없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기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X는 28일(현지시간) 아동 성 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를 단속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에 ‘신뢰와 안전 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인스타그램과 X 등에선 현재 ‘Taylor Swift(테일러 스위프트) AI’라는 검색어가 차단된 상태다. X, 메타, 스냅, 틱톡 등 SNS 업체의 최고경영자들은 오는 31일 온라인 아동 성 착취에 관한 미 연방 상원 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저작권 침해 논란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말 오픈AI를 상대로 자사 출판물의 저작권이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NYT는 수백만 건의 기사가 AI 챗봇을 훈련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주요 언론사가 AI 기업에 제기한 첫 저작권 침해 소송이다. 지난해 미국 작가들도 챗GPT가 동의를 받지 않고 자신들 작품을 학습했다며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냈다.

이 같은 리스크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의 AI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침해 논란의 경우, 한국신문협회는 AI 뉴스 학습·활용 대가 지급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 빅테크들의 저작권 소송 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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