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보다 줄였다. 역대급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상생 금융 압박과 ‘돈잔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 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해 평균 300%를 넘었던 성과급도 200%대로 축소됐다.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통상임금의 280%에 현금 340만원을 더 지급했다. 신한은행(기본급 361%→기본급 281%)과 NH농협은행(통상임금의 400%+200만원→통상임금의 200%+300만원)도 전년보다 성과급을 줄였다.
지난해 기본급의 292.6%를 지급했던 우리은행은 기본급의 180%대 성과급 지급에 잠정 합의했다. 하나은행은 이익 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현금 100만원을 추가 지급하지만, 지난해(기본급의 350%)와 비교하면 규모가 줄었다는 게 하나은행 측 설명이다. 앞서 은행들은 희망퇴직금 조건도 전년보다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은행들은 대신 결혼지원금·출산경조금 등 임직원 복리후생 지원을 늘렸다. 하나은행은 만 35세 이상 미혼 직원에게 결혼장려금 100만원을 주고, 둘째까지 80만원씩 주던 출산 경조금을 최소 100만원에서 넷째는 400만원까지 올렸다. 국민은행도 둘째는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출산 경조금을 증액했다. 미취학 자녀 교육비도 월 2~5만원씩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사원 연금 지원금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다. 또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 퇴직과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하고, 결혼 축하금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의무 매입을 폐지했고, 원격지 발령 직원에게 교통비를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장기 근속자 대상 안식 휴가를 확대하고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와 ‘반의 반차’ 휴가를 신설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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