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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지방소멸 대응하는 ‘체류인구’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요즘 화두가 되는 ‘지방 소멸’의 기원은 일본이다. 2014년 마스다 히로야 일본 전 총무상은 기초자치단체 절반이 인구 감소로 2040년까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했다. 저출생 심화로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상당수 소멸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인구절벽 시대에 생활인구가 주요 관심사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개념이다. 주민등록인구와 등록 외국인 인구를 더한 등록인구에 통근, 통학, 관광 등을 위해 하루 3시간, 월 1회 이상 체류하는 체류인구를 합해 산정한다.

충북 단양군의 등록인구는 약 2만8000명에 불과하다. 단양은 과거 서울에서 4시간 가까이 걸리는 ‘오지’였지만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청풍호 등이 유명해지면서 관광객이 늘어났다. 최근 빼어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레저 관광객이 몰려 2030세대에서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에 힘입어 단양군의 생활인구는 26만9700명으로, 등록인구의 8.6배에 달한다. 강원도 철원군도 비슷하다. 등록인구는 2023년 6월 기준 4만3000명이지만 체류인구 17만7000명을 포함하면 철원군의 생활인구는 등록인구의 4배가 넘는 총 22만명이 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인구 감소지역 관광객 유입의 경제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인구 감소지역 기준으로 정주인구 1인 소비 감소를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관광객 수는 2019년 기준 41.7명이었다. 해당 인구 감소지역의 인구 1명이 줄었더라도 관광객 41.7명이 해당 지역을 방문하면 정주인구 1인의 소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체류인구는 특정 지역에 머물면서 그 지역의 기반시설, 서비스, 자원을 사용하고, 생산 또는 소비생활을 하므로 지역의 토지 이용과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준다. 지역 내 여가문화 활동의 다양성을 증대시키고 지역의 활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 체류인구의 소비와 생산 활동은 지역의 상권 및 산업의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을의 공동화, 거주환경의 악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거주인구가 줄어도 생활인구가 많은 지자체에 재정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이에 지자체마다 생활인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람들을 정주시킬 수 없다면 최대한 지역에 오래 머물게 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관광을 접목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지역 방문객에게 숙박·식음·체험 등 각종 여행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이 호응을 얻고 있다.

생활인구 증대 사업 관련 대표 사례로 꼽힌 것은 전남 강진군의 푸소(FUSO)다. 지자체 생활인구 증대 사업 사례 가운데 ‘숙박체험’ 분야에서 농촌 민박과 농촌 체험으로 힐링하는 생활관광 프로그램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2015년 5월부터 학생푸소를 시작으로 일반인 푸소,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푸소, 공무원 푸소 청렴교육 등 푸소의 주체와 테마를 바꿔 다양한 모습으로 지난 8년간 거듭 발전시켜 왔다. 여기에 강진군은 ‘2024 반값 강진 관광의 해’도 진행한다. 2인 이상 가족이 강진으로 여행을 오면 소비금액의 50%, 최대 20만원까지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이다.

체류인구 관련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 나가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여러 연령층과 가족 단위의 체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 발굴과 지원정책이 중요하다.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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