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단기 성과에 치중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2023년 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저축은행 등의 PF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이 확대되는 등 부동산 PF 부실 정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마저 만기가 연장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또 “부실 사업장의 정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금융 분야의 생산적 자금 배분이 저해되고 실물경제 선순환도 제한된다”며 “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2023년 말 결산 시 예상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공사 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과거 최악의 상황에서의 경험 손실률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경·공매 등 손실보전 과정에서 가격 추가하락 가능성을 감안해 담보가치를 엄정하게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2023년 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 충당금 적립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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