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술·마약→ 몰락… ‘닮은 꼴 듀오’의 뒤늦은 후회

메츠, 구든·스트로베리 영구결번
두 명 모두 “그땐 정상 아니었다”


사생활 문제로 나란히 몰락한 왕년의 메이저리그 스타 듀오가 영구결번 영예를 안았다.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으나 이내 마약에 빠져 내리막을 걸은 둘은 “그땐 미쳐 있었다”라며 회한을 내비쳤다.

뉴욕 메츠는 오는 4월 드와이트 구든(사진 오른쪽)의 등번호 16번을 구단 사상 8번째 영구 결번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18일(한국시간) 밝혔다. 그로부터 두 달 뒤엔 대릴 스트로베리(왼쪽)의 18번을 결번 조처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1982년 메츠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한 구든은 최고 시속 100마일(160.9㎞)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리그를 지배했다. 1984년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을 탔고 이듬해는 24승 4패 평균자책점 1.53으로 사이영 상까지 정복했다. 첫 3년간 해마다 200탈삼진을 넘기며 ‘닥터 K’로 통했다.

그보다 2년 먼저 메츠 유니폼을 입은 스트로베리 역시 빛나는 전성기를 보냈다. 뉴욕에서 보낸 8년간 매번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20-20을 5차례 달성했고 1987년엔 39홈런 36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이었다.

1986년 우승을 합작할 때만 해도 밝아 보였던 둘의 선수 경력은 이후 꼬이기 시작했다. 마약이 원인이었다. 1987년 코카인 복용이 들통나 두 달간 치료받은 구든은 1994년과 1995년 출장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스트로베리도 커리어 동안 세 차례 마약류 문제로 출장 정지를 당했다. 선수 생활 말미엔 결장암까지 앓았다.

마약은 은퇴 후에도 발목을 잡았다. 둘 다 빼어났던 전성기 활약을 이어가지 못한 탓에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했다. 재활과 재발을 반복하던 구든은 50대 중반이 된 2019년에도 약물을 복용한 채 자가용을 몰다 체포됐다.

메츠가 영구결번을 발표한 뒤 화상 기자회견에 나선 둘은 후회를 감추지 않았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구든은 “그땐 온통 술과 마약 생각뿐이었다”며 “명백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스트로베리는 “난 정상이 아니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어떤 성취를 이룰 수 있었겠냐”며 “젊었을 적엔 내가 영원히 홈런 타자일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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