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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할리우드 신흥 명가 A24

한승주 논설위원


월트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컬럼비아,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국 할리우드 5대 영화사다. 지난 20년 동안 이들 회사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77%를 넘었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지만 문제는 창의성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 비전은 있지만 유명하지 않은 젊은 감독을 키우는 데 상대적으로 인색했던 탓이다. 관객들은 무난한 기획영화나 슈퍼히어로 시리즈에 슬슬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A24다. 2012년 영화인 세 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회사 이름은 설립자가 살았던 이탈리아 로마의 고속도로 이름에서 따왔다. A24는 메이저 영화사들이 놓친 부분을 공략했다. 재능 있는 젊은 창작자를 발굴해 과감하게 기회를 줬다. 상상력의 빈곤이 없었다. 새로운 소재와 장르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이런 덕분에 현지에서 “대중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제작사”라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좋아한다면 당신은 멋진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 영화라면 무엇이든 보겠다”는 열광적인 팬덤이 형성됐다. 주로 젊은 세대들인데, 독창성과 다양성에 환호한다.

그래서 A24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올해 에미상 8관왕 수상작인, 한국계 이성진 감독의 드라마 ‘성난 사람들’을 보자. 아시아계 배우 두 명이 최초로 동시에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배우 윤여정이 한국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미나리’도 있다. 두 작품 모두 한인 교포 사회를 생생하게 담았다. 영화 산업과 관객의 수요 변화를 재빠르게 읽어낸 결과다. 지난해 아시아인 최초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A24가 가져간 오스카상은 16개나 된다. 한마디로 될성부른 신인을 발굴해 꾸준히 지원해 온 결과다. 세계에서 주목받는 K콘텐츠가 그 영향력을 이어가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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