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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법관 줄사표에 재판 지연 악순환, 이제는 끊어야

국민일보DB

법원 정기인사와 맞물려 법관이 사표를 내거나 재판부가 바뀌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올해도 되풀이될 조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 강규태 부장판사가 사표를 냈다. 이에 따라 2022년 9월 기소된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은 또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사건은 비교적 간단하다.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 김문기씨를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다. 이 사건은 무슨 이유인지 1심 선고기한인 6개월을 넘어 16개월째 결론을 못냈다. 법관이 제 소임과 법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게다가 2월 정기인사에 앞서 법관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면서 재판 공백이 우려된다. 사법부의 허리인 서울고법 판사 10여명이 벌써 사표를 냈다고 한다. 정기 인사에선 연례행사로 재판부가 대거 바뀐다. ‘민주당 돈봉투’ 사건 등도 재판부 교체로 일부 선고가 늦어질 전망이다. 심리를 지연해도 불이익이 없고, 적당한 때 떠나는 분위기, 획일적인 법관 인사 시스템 등이 재판 지연을 고착화시키는 셈이다.

이런 고질적인 구조를 방치하면 법원의 신뢰는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 재판이 지연되면 공정이 실현되지 못하고 국민 고통이 가중된다. 이는 법원이 너무 수평적 문화를 강조한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법관들에게도 업무평가는 철저히 하고 그에 따른 신상필벌은 해야 하지 않겠나. 이미 해법은 여러 가지 제시돼 있다. 재판 지연의 배경으로 지목된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 폐지와 법원장 후보 추천제 등은 재검토하고, 고등법원 부장판사들도 지방법원장이 되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법원행정처 강화도 일리가 있다. 물론 법원행정처가 법관의 관료화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 폐해등은 경계해야 한다. 법원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금 무엇이든 변화의 몸부림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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