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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뒤덮인 ‘클라우드’

아마존·MS·구글 등 사실상 독점
시장 점유율 30% 놓고 국내 경쟁
공공 클라우드 전환 예산 반토막

정보기술(IT) 분야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은 클라우드 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붐이 일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접목한 클라우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해외 빅테크 기업에 선점된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실질적 지원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외 빅테크에 점령

클라우드 서비스란 기업 전산실에 중앙 서버를 두고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대신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굴리는 전문업체의 서버와 네트워크를 빌려 필요한 만큼 서버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구름(cloud) 같은 공간에 데이터를 넣어 놓고 수시로 꺼내 쓸 수 있다는 뜻에서 클라우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 3’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전 세계 클라우드 1위 기업은 전자상거래로 성장한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다.

업계에서는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의 70~80%를 해외 빅테크 기업이 독식한 가운데 나머지 20~30%의 절반가량을 국내 기업인 네이버클라우드가 차지하는 것으로 본다. 또 다른 국내 기업인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는 남은 10~15% 시장을 놓고 경쟁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말 발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2021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는 7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클라우드 산업 경쟁은 더 치열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네이버 등의 기업은 클라우드서비스공급사(Cloud Service Provider·CSP)로 분류되는데, CSP는 단순히 기업에 서버만 빌려주지 않는다. 생성형 AI나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탑재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예컨대 MS의 클라우드인 ‘애저(Azure)’에서는 오픈AI의 챗GPT 등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는 한국형 AI로 불리는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CSP는 국내 시장에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제공사(Managed Service Provider·MSP)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벌이고 있다. MSP는 클라우드 서비스 유지·보수와 사고 발생 대응, 제품 이용 설계, 요금 최적화 등의 업무를 하는 ‘하청업체’ 격이다.

국내 MSP로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아마존 MS 등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확대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LG CNS, 삼성 SDS, SK C&C, 메가존클라우드 등의 국내 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SP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낸 메가존클라우드가 앞서 나가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SI(시스템 통합) 부문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산 클라우드, 살아남을까

클라우드 산업은 코로나19 확산기에 급성장했지만 올해부터는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로 정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기대를 걸었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데이터 자원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아직 해외 빅테크에 선점되지 않은 공공사업 수주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올해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은 75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보다는 배가량 올랐지만 2022년 1786억원 대비로는 60% 가까이 급감한 수준이다. 예산 부족뿐 아니라 공공 클라우드 사업 참여에 필요한 안전성 신뢰성 등을 평가하는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실증 일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SAP 인증 등급에 따른 사업 규모도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CSP들은 공공 클라우드와 관련한 정부 예산이 축소됐기 때문에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국내 CSP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결합한 클라우드 사업 확장뿐 아니라 보안을 중시하는 금융권 클라우드 시장 진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다른 민간 기업보다 높은 보안성을 갖춰야 하는 금융기관에선 국내 CSP 또는 복수의 클라우드 운영 체계를 선호하는 양상이 비교적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 MSP 업황도 안갯속이다. 아마존과 MS, 구글은 지난해 CSAP 획득 절차를 밟았지만 ‘까다로운 조건’ 탓에 인증 절차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CSP의 인증 지연은 국내 CSP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국내 MSP에는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클라우드 업계 실적이 연평균 20%가량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던 코로나19 확산기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함재춘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사무국장은 7일 “정부가 2030년까지 공공 클라우드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적 예산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정책 목표와 예산 책정이 서로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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