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변화’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도전을 이어나가자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목표로 744만대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겠다”면서 “끊임없는 변화야말로 혁신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년회 장소를 미래 전동화 전략의 거점이라고 볼 수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정했다. 현대차그룹이 1999년 기아 인수 이후 현대차가 아닌 기아 공장에서 신년회를 열기는 처음이다.
정 회장은 “허약한 체질은 쉽게 쓰러지고, 작은 위기에도 흔들리지만 건강한 체질은 큰 난관에도 중심을 잡고 이겨낼 수 있다”며 “회사도 건강한 체질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통 없이는 결코 체질을 개선할 수 없다”며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회사와 임직원들이 건강한 체질과 체력을 만들었을 때, 위기를 이겨내고 지속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그룹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 환경과 품질, 보안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품질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바로 품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품질을 다 같이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바꿀 계획이다.
보안 의식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지속 성장의 원천이 되는 우리의 지적자산을 지키기 위해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안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우리 현대차그룹 인재들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변화되는 미래를 두려워하고 걱정하기보다, 용감하게 개혁적인 변화에 동참한다면, 우리 모두가 지속가능한 희망찬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맺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744만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 실적 대비 1.9% 늘어난 수치다. 국내 목표는 123만6000대이고, 해외는 620만7000대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6.7% 증가한 730만245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은 각각 421만6680대, 308만5771대로 집계됐다. 특히 기아는 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의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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