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2일 오후 5시 47분쯤 착륙 중이던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이륙 준비 중이던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부딪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JAL여객기 탑승객은 전원 탈출했지만, 해보청 항공기 승무원 5명은 기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JAL 516편 여객기가 하네다공항 C활주로에 착륙한 후 활주로를 달리다 해보청 MA722편 항공기와 접촉한 뒤 전소됐다. 엔진 부분에서 시작된 불이 기체 전체로 번졌고 공항 소방청이 소방차 70여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을 잡지 못했다.
JAL 516편은 에어버스 A350기종으로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을 오후 4시쯤 이륙해 5시 40분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NHK는 이 여객기에 승객 367명과 승무원 12명 등 379명이 타고 있었으나 전원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소방청은 탑승객 중 최소 1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해보청 항공기에는 6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기장 1명만 탈출하고 5명은 기내에서 숨졌다. 기장도 탈출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3관구 해상보안본부는 착륙 중이던 JAL 여객기가 이륙 전 활주로를 이동하던 해보청 항공기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해보청 항공기는 전날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피해를 본 니가타현으로 물자를 수송할 예정이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하네다공항 인근에는 폭우나 번개 등 특별한 악천후가 없었다. 국토교통성 등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화재로 하네다 공항의 모든 활주로가 폐쇄됐다. 국내 항공사들의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7시 50분 하네다공항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려던 KE2104편을 결항했다. 앞서 오후 4시 16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하네다공항행 대한항공 KE2103편은 나고야공항으로 회항해 오후 7시 10분쯤 착륙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해보청 직원 5명이 숨진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사명감에 경의와 감사를 표하며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접수된 한국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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