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장갑차에 탑승하는 해병대원들의 멀미를 저감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상에서 육지로 침투하는 등 거친 지형을 다니는 장갑차에 탑승한 해병대원의 멀미를 줄여줘 전투 수행 능력을 끌어올려주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방위산업 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특화된 기술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대한민국 해병대와 멀미 저감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차량용 헬스케어 신기술은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멀미저감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과 탑승객 인지기술을 융합해 만들어졌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수집한 탑승자의 자세·심박·뇌파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 등에 자극을 줘 멀미 유발을 막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 기술은 멀미를 70% 이상 예방할 수 있고, 40%이상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병대 장갑차에는 기존 기술에 더해 혹독한 환경에서 특화된 멀미 저감 솔루션이 탑재된다. 거친 지형에서 움직이는 장갑차를 분석하는 센서와 주변 환경 인지 센서, 제어 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해병대원들이 앉는 자리에는 주행정보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시각)와 실내 온습도를 조절하는 공조 모듈(촉각)이 탑재된다.
현대모비스는 상륙돌격장갑차에 해당 기술을 탑재 운용해, 내년 상반기까지 해병대와 공동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 전투 훈련에 투입하고, 멀미 유발 요인까지 체계적으로 분석해 기술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병대 장갑차에 멀미저감 기술이 왜 필요할까.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미국 해군대학원 연구결과 장갑차에 1시간 탑승한 상륙군 약 25%가 멀미 반응을 보였다. 2시간 탑승하면 극심한 멀미를 호소하는 비중이 40%로 늘어난다. 이로 인해 장갑차 탑승 전과 상륙 후 전투 능력이 저하되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운전자의 자세·심박·뇌파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졸음운전과 스트레스 환경, 멀미 등을 예방하는 ‘스마트캐빈(승객석) 제어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일반 차량뿐 아니라 장갑차에까지 적용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방위 산업을 넘어 해양과 항공 분야로도 기술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승환 현대모비스 선행연구섹터장은 “멀미 저감 기술은 혹독한 주행조건까지 고려한 자동차용 헬스케어 신기술”이라며 “앞으로 방위산업은 물론 해운이나 다른 미래 모빌리티에 특화된 기술로 확대 육성하겠다”고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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