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새벽 세종시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 사고로 70대 여성 3명이 숨졌다.
세종시와 세종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7분쯤 조치원읍 죽림리 모텔 건물 지하 1층 여성 목욕탕에서 온수탕 안에 있던 71세 여성 2명과 70세 여성 1명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탈의실에 있던 한 여성이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당시 여탕에는 몇 사람이 더 있었으나 온수탕에 들어갔던 3명만 변을 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심정지 상태인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3명 모두 숨졌다. 경찰은 숨진 이들이 지인 관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과 소방, 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들이 감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온수탕 안으로 전기가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과 합동감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1984년 12월부터 사용됐다. 지하 1층은 여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운영 중이다. 목욕탕은 지난 6월 전기안전공사 안전점검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 당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평소 목욕탕을 자주 이용했던 주민들은 건물이 오래돼 누전이나 화재 등 사고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3일 전 이곳에서 목욕했다는 한 주민은 “천장이며 벽면이며 곳곳에 금이 가고 깨지고, 건물 외부 배전함에는 전선이 삐져나온 곳도 있다”며 “전선 문제로 불이 나지는 않을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사고와 관련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최민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대책본부는 유가족별로 전담 직원을 지정하는 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소방본부와 함께 관내 목욕탕을 대상으로 한 안전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월 경북 구미시의 한 목욕탕에서도 업주 6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이 남탕에서 수중 펌프로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세종=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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