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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달빛철도법 결국 밀어붙이나… 여야 없는 포퓰리즘

지난 4월 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에서 열린 광주대구 공항특별법 통시 통과 기념 및 달빛고속철도 예타면제 특별법 공동 추진 업무협약 행사 모습. 연합뉴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오는 27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했고, 의원 261명이 참여해 헌정사상 최다 공동 발의 법안이라는 기록까지 세운 법안이니 여야가 특검과 국정조사를 놓고 아무리 싸우더라도 무난히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조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인데, 제대로 만들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예비타당성 조사마저 면제하자는 내용의 특별법을 여야 의원들이 한통속이 돼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달빛철도는 2021년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되면서 구체화됐다. 2038년 아시안게임 대구·광주 공동유치, 국토 균형발전과 동서 화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483에 머물 정도로 경제성은 최악이다. 대구와 광주를 제외한 정차역 중에서 시(市)라고는 인구가 7만6000여명인 남원시뿐이다. 2035년 기준 하루 수송인구는 주중 7800명, 주말 9700명으로 예상된다. 결국 빈 객차만 운행하다가 적자가 누적돼 큰 부담으로 남을 게 뻔하다. 그런데도 수송률을 높일 대책을 찾거나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아예 없었다. 오히려 총연장 205㎞에 정차역이 10개인 노선에 고속철도를 추진했다. 야합이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최종 법안에서는 고속철 추진 조항을 삭제했지만 계획 확정과 준공 때까지 선거가 수차례 남아있으니 언제 다시 바뀔지 모른다.

2021년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제정 이후 특별법으로 예타를 피하는 게 예사가 됐다. 국가재정법상 국비 300억원 이상 사업은 반드시 경제성을 평가해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원칙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모호한 말에 번번이 무너졌다. 선거철이면 여야는 예타 면제를 담은 특별법 제정을 경쟁적으로 약속한다. 내년 총선도 마찬가지여서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사업의 예타 면제법을 들고나왔고, 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던 국민의힘도 메가시티법에 예타 면제 조항을 담았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광주 군공항 이전 등 올해 들어 예타 없이 추진키로 한 SOC 사업만 44조원에 이른다. 이런 포퓰리즘 경쟁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국가 채무가 1100조원을 넘어섰고,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라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재정력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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