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나 비염, 소화불량으로 처방되는 첩약(한약)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낮아진다. 한의사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의사 단체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 사업 기간을 연장하고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2020년 11월부터 시범 사업을 통해 안면 신경마비나 뇌혈관질환 후유증, 월경통 환자 등에 처방하는 첩약에 대해 건보를 적용 중이다.
이날 건정심은 시범사업 기간을 2026년 12월까지로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또 내년 4월부터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등 세 가지 첩약을 건보 적용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환자는 비용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기존 시범사업(50%) 때보다 낮아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의약 접근성을 강화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 경감과 함께 국민의 건강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상 기관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한약만 건보를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한방병원과 한방 진료과목을 운영하는 병원도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또 환자 1명당 연간 한 가지 질환에 한해 최대 10일까지 첩약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허용 질환이 2가지로 늘어나고 10일분씩 2회까지 가능해진다.
건정심 발표에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은 첩약 급여화 결정은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책”이라며 “첩약 급여화 논의 이전에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반발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며 의협 지적을 반박했다. 한의협은 “첩약은 환자 개별에 맞는 맞춤형 의약품”이라며 “(의협은) 국민이 신뢰하는 첩약을 억지로 트집 잡아 흠집 내려 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본업에나 충실하기 바란다”며 날을 세웠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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