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8일(현지시간)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저강도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격에 따라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확산돼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미국이 전투 방식 변경을 압박한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텔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든 작전에는 단계가 있다. 우리는 고강도 작전에서 저강도 및 외과수술식 작전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 전면전 대신 정밀 타격과 수뇌부 핀셋 제거 작전을 진행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뜻이다.
오스틴 장관은 “전쟁법을 지킬 때 민주주의는 더욱 강력해지고 안전해진다”며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이자 전략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이스라엘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와 다음 단계 작전으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갈란트 장관도 “우리는 지역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강도로 계속 작전할 것”이라며 “곧 가자지구 여러 지역을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목표를 달성한 지역에서 점진적으로 다음 단계로 전환하고, 주민들을 다시 불러오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쪽보다 북쪽 지역에서 (거주민 귀환을 위한 작업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가자지구 북부부터 작전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3주 안에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스라엘을 찾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저강도 작전 전환을 강력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인질 협상 재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만나 인질 석방과 포로 교환 협상 재개를 위한 회담을 했다. 이스라엘은 인질 오인 사살 이후 아직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을 귀환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고 있어서 새로운 대화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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