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조태용 후보자의 뒤를 이을 국가안보실장 후보자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거세지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했다. 윤 대통령은 조 실장을 국정원장 후보자로 발탁하면서 ‘인사 논란’으로 조직에 문제가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된 국정원 정상화를 시도했다. 대통령실은 또 국가안보실 산하에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안보실 3차장직을 신설키로 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태용 후보자는 외교부 1차관, 안보실 1차장, 주미 대사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외교안보 분야 전략가”라며 “국정원장으로서도 대한민국의 안보와 정보 역량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정원은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내부 파벌로 인한 인사 잡음이 꾸준히 흘러나왔고,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김규현 전 원장과 1·2차장 등 수뇌부를 경질했다. 조태용 후보자는 “청문 절차를 거쳐 국정원장을 맡게 된다면 온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정원이 세계 어느 정보기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초일류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조태열 후보자에 대해서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통상교섭조정관, 주스페인 대사 등을 지내 양자 및 다자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경제통상 분야에 해박하다”며 “(조태열) 후보자가 가진 경제통상 전문성과 외교적 감각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다양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태열 후보자는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요동치면서 안보와 경제의 경계까지 허물어지고 있다”며 “정식 임명된다면 엄중한 대외 환경을 지혜롭게 헤쳐가며 우리 외교의 입지와 전략적 공간,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외교안보라인의 마지막 퍼즐인 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내정됐고 연말 전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다만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이 지난 4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지명되면서 장 차관까지 인선을 발표할 경우 외교부 차관 공백 상황을 감안해 인사 발표를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안보실 3차장직 신설에 대해 “1차장은 외교, 2차장은 국방, 3차장은 경제안보를 담당한다”면서 “공급망도 중요하기 때문에 3차장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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