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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내년 핵 훈련… 북핵 위협에 만반의 태세 갖춰야

美 전략자산, 韓 재래식 무기 결합
정상 간 핵 전용 통신장비도 지급
북핵 대응 역량 강화 빈틈 없어야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인 ‘미주리함(SSN-780)’이 17일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연합 훈련이 내년부터 실시된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내년 상반기까지 공동으로 마련하고, 8월 ‘자유의 방패’ 훈련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한·미 양국의 정상은 북한의 핵 공격 상황에도 즉시 통화할 수 있는 무선 통신장비를 지급받았다. 지난 15일 워싱턴DC 미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양국이 합의한 주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워싱턴선언을 통해 창설한 한·미 NCG가 북핵 위기 시 어떻게 작동될 것인지를 구체화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액션 플랜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단거리 미사일, 핵 어뢰 등 다양한 핵 투발 수단을 갖췄다. 지난 9월에는 수중 핵 공격이 가능한 잠수함까지 공개했다. 북한의 핵무기는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존재다. 북한이 실제 핵을 사용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한·미 양국이 미리 준비하고 반격 역량을 갖추는 노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노력에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

미국은 그동안 동맹국이 핵으로 공격받을 때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로 반격한다는 핵우산 개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핵우산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펼칠지는 미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나토식 핵 공유도 유럽의 비핵국가들이 자국의 전폭기 등을 제공할 뿐 최종적인 핵무기 사용 여부는 미 대통령이 결정한다. 한·미 NCG 역시 미국이 독점하는 핵무기 사용권을 양국이 공동으로 행사하는 개념은 아니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를 상정하고 미국이 핵무기를 동원한 반격 작전을 펼칠 때 한국의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와 한국의 재래식 무기를 결합한 훈련을 통해 한국의 핵 위기 대응 역량이 향상될 것이다. 핵 폭발로 인한 전자파 공격에도 작동되도록 설계된 전용 통신장비가 두 나라 정상 사이에 지급된 것도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제고하고 능동적 참여를 보장하는 진일보한 장치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핵을 쏘지 못 하도록 하려면 핵무기 사용이 북한 정권의 몰락을 앞당길 뿐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한·미 양국이 압도적인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 지난 30여년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갈수록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무기 체계를 속수무책 두고 볼 수만은 없다.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유사시 미국의 핵무기를 동원한 반격 작전을 양국이 치밀하게 세우고 철저히 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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