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땅굴에 바닷물 공격”… 이스라엘 충격의 ‘홍수작전’

해수 끌어올 대형 펌프 이미 설치
실행시 식수·토양 오염 가능성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엑스에 공개한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밑 하마스 땅굴의 모습. 깊이는 10m, 길이는 55m에 달한다. UPI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땅굴에 바닷물을 투입해 침수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WSJ에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중순 가자지구 북부 알샤티 난민촌에서 북쪽으로 1.7㎞가량 떨어진 지점에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한 대형 펌프를 최소 5대 설치했다”고 전했다. 각 펌프는 지중해로부터 시간당 수천㎥의 해수를 끌어올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수주 내로 하마스 땅굴을 물에 잠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초 미국에 이 같은 계획을 알렸고, 미 당국자들은 실현 가능성과 환경에 끼칠 영향 등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이 계획을 실행하기로 최종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

바닷물 투입에 대한 미 정부 내 반응은 엇갈린다. 땅굴이 물에 잠기면 하마스 대원과 인질들이 지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 효과적인 전술이 될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 있는 반면 터널 구조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한 당국자는 “아무도 땅굴과 주변 토양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물을 끌어오는 것이 얼마나 성공적일지 확신할 수 없다”며 “어떻게 해수가 흘러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작전의 효과를 가늠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전문가 존 알터만은 “해수를 끌어오는 것이 기존 수도와 하수시설, 지하수 저장고, 근처 건물의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수도 오염 등 인도적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네덜란드 시민단체 팩스의 빔 즈위넨버그는 “홍수 작전으로 이미 오염된 가자지구 토양 상태가 악화될 수 있고 터널의 유해 물질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홍수 작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우리는 하마스의 테러 능력을 없애기 위해 여러 군사적·기술적 도구들을 사용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를 겨냥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은 전쟁 60일째인 5일에도 이어졌다. 중부 부레이 난민촌에 대한 폭격으로 어린이 등 최소 15명이 숨졌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처장은 “가자지구 상황이 종말론적으로 향하고 있다”며 “인간의 기본권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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