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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혁신안’ 침묵의 거부… 혁신위 ‘최후 선택’만 남았다

최고위 상정조차 안돼… 갈등 증폭
혁신위 ‘조기 해체’ 가능성 더 커져
지도부 사퇴·비대위 전환 요구할수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전 눈을 질끈 감은 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지도부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혁신안 수용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4일 침묵으로 대응했다. 지도부·친윤(친윤석열)계·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6호 혁신안을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인 위원장이 혁신 작업 이행을 위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대해 달라고 요청했던 사안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거부’ 신호를 보냈다.

지도부와 혁신위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혁신위 ‘조기 해체’ 가능성도 커졌다. 혁신위가 오는 7일 대면회의에서 조기 해체를 결정하면서 김기현 지도부 퇴진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혁신위가 제시한 혁신안은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안건 상정이 불발된 배경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혁신위의 적극적인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신환 혁신위원은 “사실이 아니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혁신위는 7일 열릴 최고위에 혁신안 상정을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혁신안 상정 불발과 관련해 사실상 지도부가 혁신안 수용을 거부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그동안 지도부는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고, 이달 중순쯤 만들어질 공천관리위원회에 넘기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초 혁신위는 이날 최고위에 혁신안을 보고한 뒤 화상회의를 열어 진퇴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건 상정조차 불발되자 인 위원장은 “화상으로 할 얘기가 아니다”며 회의를 취소했다고 한다. 한 혁신위원은 “혁신안을 받아들일 시간은 충분히 줬다”며 “남은 건 ‘지도부 총사퇴’ 아니면 ‘비대위 전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지도부 교체를 촉구하는 것은 선을 넘은 요구라는 주장도 거세다. 한 지도부 의원은 “지금 비대위로 가서 어쩌자는 것이냐”며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울 인물도 없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비대위급’ 공관위 출범을 통해 탈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부 혁신위원은 혁신위 활동 보장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담을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무 개입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도부와 혁신위 간 충돌이 ‘김기현 책임론’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에서 “답변 기한까지 대응을 하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취지로 김 대표에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정우진 박성영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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