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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잇단 경질·투자 축소… 축구 명가 ‘예고된 몰락’

수원 삼성, 창단 후 첫 ‘2부’ 강등
운영주체 바뀐 후 인적투자 소홀
일부 팬들 분노… 단장도 사의 표명

수원 삼성 고승범(가운데)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38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 종료 후 강등이 확정되자 주저 앉아 괴로워하고 있다. 수원은 1995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강등 당해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시작한다. 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의 ‘명가’ 수원 삼성이 창단 후 최초로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됐다. 지도자 교체만을 반복한 구단의 예고된 몰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95년 창단한 수원은 K리그 통산 4회, 대한축구협회(FA)컵 5회 우승에 빛나는 강호였다. 팬층도 두터워 인기 구단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특히 수원과 FC서울의 ‘슈퍼 매치’는 가장 흥행하는 경기 중 하나였다. 그러나 수원의 강등으로 내년 K리그1에서 이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

수원은 2일 강원FC와 시즌 최종전에서 0대 0 무승부로 K리그1 최하위인 12위(승점 33·35골)를 확정했다. 11위 수원FC(44골)와 승점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크게 밀렸다.

수원은 모그룹인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성적과 인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었다. 하지만 2014년 삼성 스포츠단의 운영주체가 삼성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축구단에 대한 투자가 줄었다. 한때 100억원에 가까웠던 구단 인건비(98억6400만원)는 현재 80억원대로 줄었다. 삼성의 이름을 건 야구, 농구, 배구단 등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플랜B도 부족했다.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선수 육성 시스템을 정비해 전력을 유지하거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수익을 내고 재투자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선수층은 계속 얇아졌다.

수원은 성적이 나쁠 때마다 사령탑을 교체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빈번한 사령탑 교체는 도마에 올랐다. 시즌 초 성적 부진으로 이병근 감독이 경질됐다. 최성용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다 지난 5월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마저 중도 하차했다. 이어 플레잉코치였던 염기훈 감독대행이 팀을 맡았지만 반전을 꾀하긴 어려웠다.

염 감독대행은 자신이 몸담았던 팀의 추락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선수단 전체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처음 수원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스쿼드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예산 면에서도 열악해졌다”고 말했다. 분노한 일부 수원 팬들은 강등 확정에 구단 버스를 가로막기도 했다. 수원 오동석 단장은 고개를 숙인 채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올 시즌 ‘승격 팀’ 돌풍을 일으킨 광주FC는 3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0대 0으로 비겨 최종 3위(59점)에 올랐다. 광주는 구단 최초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PO행 티켓을 따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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