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버랜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지원 나선다

“롤러코스터 금지는 차별” 판결에
7개 기종의 안전가이드북 개정
임직원 교육·운영 매뉴얼도 보완

에버랜드의 티익스프레스가 운행 중인 모습. 에버랜드 제공

시각장애인의 롤러코스터 탑승을 금지한 것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을 받은 에버랜드가 ‘장애인 탑승 인프라 개선’을 추진한다. 에버랜드는 놀이기구 40여개 중 롤러코스터인 ‘티익스프레스’ 등 일부 기구에 대해 안전상 이유로 시각장애인 탑승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탑승을 금지한 놀이기구들이 비장애인보다 특별히 더 큰 안전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에 장애인 탑승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시각장애인 김모씨 등은 2015년 “롤러코스터 등 놀이기구를 탈 수 있게 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 이어 2심 법원까지 “장애인 탑승 제한 규정을 삭제하라”며 김씨 손을 들어주자 에버랜드는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에버랜드 측은 30일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사회 변화와 여러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에버랜드는 현재 시각장애인 등의 놀이기구 탑승 시스템과 안전 인프라에 대한 종합 점검을 진행 중이다. 에버랜드는 지난달 8일 서울고법에서 “시각장애인 탑승 제한 조치를 수정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상고 기간(판결문 송달 후 2주) 내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된 상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소송 절차를 중단하고 2심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에버랜드는 법원 명령에 따라 향후 60일 내로 시각장애인 등의 놀이기구 단독 탑승을 제한하는 규정을 단계적으로 개정할 방침이다. 먼저 놀이기구 안전 가이드북 중에서 티익스프레스 등 7개 놀이기구에 표기된 ‘적정한 시력이 필요하다’는 문구 등을 고치기로 했다. 또 시각장애인 탑승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놀이기구 이용 방법과 위험성, 비상시 탈출방법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임직원 교육 및 운영 매뉴얼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티익스프레스는 지난 20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고 내년 4월까지 시설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점검 기간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수 작업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고객 이용 편의를 위한 제도와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에버랜드와 김씨 측은 시각장애인의 롤러코스터 탑승 문제를 놓고 8년여간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김씨 등 3명은 2015년 5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티익스프레스를 타려다 제지를 당하자 “시각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 금지 규정을 삭제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에버랜드는 “장애인의 권리를 막으려는 게 아니라, 안전상 이유로 일부 놀이기구에 한해 부득이 탑승을 제한한 것”이라고 맞섰다.

1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은 국내 1호 시각장애인 변호사인 김재왕 변호사와 함께 2016년 5월 직접 에버랜드를 찾아 티익스프레스를 타보는 현장 검증을 벌이기도 했다. 김씨는 “소송이 좋은 결과로 끝나 다행”이라며 “에버랜드를 찾아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양민철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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