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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스타일 한국무용, ‘묵향’ 10주년 기념공연

12월 14~1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사군자를 소재로 한 국립무용단 ‘묵향’의 난(난초) 장면. 국립극장

패션 디자이너이자 영화 미술감독, 브랜드·공간·전시 등의 비주얼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는 국내 무용계에 ‘정구호 스타일 한국무용’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연출뿐만 아니라 무대·의상·조명·소품 등 미장센 전 분야의 디자인을 맡아 한국 전통무용에 현대적 감성과 세련미를 부여했다. 정구호 스타일 한국무용의 출발점인 국립무용단의 ‘묵향’이 12월 14~1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0주년 기념공연을 가진다.

정구호와 무용계의 인연은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현대무용 안무가 안성수의 작품에서 정구호는 의상과 무대디자인을 담당했다. 이후 그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알려진 것도 안성수와 함께한 국립발레단의 ‘포이즈’(2012)와 국립무용단의 ‘단’(2013)이었다. 화려하되 미니멀한 그의 연출과 무대·의상·조명 디자인은 춤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사군자를 모티브로 한 국립무용단의 ‘묵향’(2013)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고(故) 최현(1929∼2002)의 ‘군자무’를 바탕으로 윤성주 당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안무한 이 작품에서 정구호는 아름다운 네 폭의 수묵채색화 같은 미장센을 만들어냈다. 화선지의 흰색을 기본으로 매화의 진분홍, 난초의 녹색, 국화의 진노랑, 대나무의 먹색을 포인트로 한 한복과 조명이 춤과 어우러진 무대는 관객을 먼저 시각적으로 사로잡는다.

‘묵향’은 초연 당시 무용·의상·음악 등은 최대한 전통 양식을 유지하면서, 극도로 세련된 무대 미학으로 동시대 한국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초연 6개월 만에 재공연되는 등 국립무용단의 흥행작이 됐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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