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뗀 국내 AI 기술 한국형 ‘초거대’ 승부수

LG·네이버·KT·삼성 등 앞다퉈 참전
“뒤처지면 끝장”… LLM 고도화 올인

게티이미지뱅크

오픈AI의 챗GPT로 불어닥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은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기회이자 최대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흔들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기업은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오픈AI나 구글 등 AI 원천기술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킬러 콘텐츠’ 상품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쟁 대열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생성형 AI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AI의 방대한 텍스트 학습을 가능하도록 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및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LG AI연구원, 네이버, KT,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은 줄줄이 자체 개발 모델을 공개했다.

LG AI연구원의 LLM ‘엑사원 2.0’은 ‘상위 1% 전문가’ 구현이 목표다. 이 모델을 토대로 신소재·신물질·신약 개발을 돕는 AI 서비스가 탄생했다. 네이버는 한국어 특화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와 기기 간 상호작용을 한 차원 높이는 모델 ‘가우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에이닷엑스’ ‘믿음(Mi:dm)’이라는 이름을 붙인 LLM 고도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차세대 AI 반도체 경쟁은 치열하다. AI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은 GPU 가동을 돕는 메모리반도체에서 기회를 찾았다. 이 중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예상치 못한 ‘특수’를 맞았다. HBM 가격은 일반 D램보다 수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5년을 목표로 차세대 HBM 모델인 ‘HBM4’를 개발 중이다.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또 다른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에 뛰어들었다. 사피온과 리벨리온 등 ‘토종’ 기업이 두각을 보인다.

다만 IT 업계에서는 “AI에서 한번 뒤처지면 돌이킬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은 아직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주목을 끌 만한 AI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서빙 로봇이나 챗봇, 음성 인식 스피커 등을 만드는 단계”라며 “일반 사람들에게 꽂힐 만한 새로운 AI 기술 개발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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