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항공유’만으로… 英 여객기, 대서양 첫 횡단

폐지방 등 쓴 ‘지속가능항공유’
탄소 배출량 70% 이상 감축
“화석 연료 대체 가능성 증명”
몇 배 비싼 가격 상용화 걸림돌

리처드 브랜슨(왼쪽 두 번째) 버진애틀랜틱 창업자, 마크 하퍼 영국 교통부 장관, 샤이 와이스 버진애틀랜틱 최고경영자가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한 항공기 앞에서 ‘플라이트 100’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친환경 항공유를 사용한 여객기가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상업비행기가 100% 친환경 연료를 이용해 장거리 비행을 하기는 처음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의 여객기는 이날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을 출발해 미국 뉴욕 JK 케네디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비행거리는 약 5530㎞다.

버진애틀랜틱의 보잉 787기종에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항공유 전문 공급업체인 에어BP가 공급한 지속가능항공유(SAF) 50t이 실렸다. 이번 비행에 이용된 SAF는 약 88%는 폐지방에서, 나머지는 미국의 옥수수 생산 폐기물에서 얻었다. SAF는 농작물이나 생활 폐기물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대체 원료다. 기존 항공유에 대비 탄소 배출량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

상업 비행기가 SAF만 이용해 대서양을 횡단한 적은 없다. 앞서 에어프랑스-KLM 여객기가 2021년 프랑스 파리에서 캐나다 몬트리올까지 비행에 성공했는데, 당시엔 일반 제트 연료와 친환경 연료를 섞은 연료를 사용했다.

샤이 와이스 버진애틀랜틱 최고경영자(CEO)는 “화석 연료가 SAF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대한 성취’”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영국 교통부도 “제트 연료 ‘제로(0)’로 가기 위한 큰 걸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SAF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생산비와 재료 수급 등의 문제로 기존 연료보다 가격이 몇 배 비싸기 때문이다. SAF는 현재도 기존 항공유와 혼합 사용되고 있지만, 그 양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항공 연료의 0.1% 미만이다.

앞서 유엔(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5% 줄이겠다는 공동 목표를 채택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에너지와 금융 부문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탄소 중립을 위해선 최대 3조2000억 달러(4179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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