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벌어지는 2개의 전쟁을 다루는 동안 의회 예산 합의가 늦어지면서 국방부가 땜질식 예산 집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이스라엘을 위한 예산이 임시예산에 담기지 않아 군 작전 자금 등 다른 예산을 임시 방편으로 전용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다른 연방 부처와 마찬가지로 국방부도 전년도 수준의 임시예산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며 “국방부는 중동 병력 증강을 위해 기존 작전 및 유지·보수 관련 계정에서 자금을 갖다 써야 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확전을 막기 위해 중동지역에 2개 항모 타격단을 배치하는 등 병력 증강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부에 할당된 임시예산에는 이스라엘 지원 계획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예산을 전용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국방부가 돌발 비용을 이미 편성한 예산으로 집행하는 건 기존에 계획된 훈련이나 군사력 배치에 집행될 자금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 중부사령부는 이스라엘 연안에서 작전 중인 제럴드포드 항모 타격단의 파병 연장 등 전략자산 전개로 인해 현재와 미래의 작전 요건을 재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슬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도 지난 21일 “우리는 임시예산을 붙여 쓰는 데 익숙해졌지만 그 결과는 중대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방부를 임시예산으로 운영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예산 350억 달러가 덜 쓰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군사지원 등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의 반발로 합의가 무산됐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연방 부처 예산 소진 시기를 2단계로 나눈 임시예산안을 처리해 ‘셧다운’ 위기를 가까스로 피했다. 여야 합의에 따른 국방부 임시예산은 내년 2월 2일 만료된다. 미 의회는 다음 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안보 예산 처리를 위한 협상에 나선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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