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돈과 권력이라고 답할 수 있다. 그러나 돈과 권력은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다.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효율적 수단에 불과하다. 또 누군가는 길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 즉 웰빙을 인생의 목표라고 말한다. 하지만 건강과 행복, 혹은 삶 그 자체를 희생하면서까지 추구할 가치가 있던 이들도 있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는 단명을 바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전하게 장수를 누리는 삶의 방식 역시 택하지 않았다. 그는 암살당하기 전날 밤, 몇 년 전 가슴에 칼을 맞아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 적이 있다고 연설했다. 그러면서 그때 목숨을 건진 덕에 10년 가까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책은 예일대 최고 인기 수업 내용을 담고 있다. 예일대 신학대 교수이자 신앙문화센터 소장인 미로슬라브 볼프와 인문대학의 마태 크러스믄, 신앙문화센터 부소장인 라이언 매커널리린츠가 공동 집필했다. 저자들은 2014년부터 ‘가치 있는 삶’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책은 ‘의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와 추구할 가치에 대해 다룬다.
불교의 고타마 싯다르타, 기독교의 시몬 베드로, 차별에 맞서 싸워 해방 운동을 이끌던 아이다 웰스 등 전혀 다른 삶을 산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형태에 의문을 품었다는 점이다. 삶을 관통하는 의문은 이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고 세상으로 나아갈 새로운 동기와 원동력을 부여했다.
역사 종교 철학 등을 아우르며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400페이지에 걸쳐 심도 있게 다룬다. 의문이라는 거대한 질문을 더욱 쉽게 성찰할 수 있는 작은 질문들로 토막 내 독자들이 소화하도록 돕는다.
무엇을 바라며 살아야 하는가, 좋은 삶은 어떤 느낌인가 등을 질문해온 저자들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중요한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 거대한 의문의 크기를 줄여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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