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표 이민청’ 연내 발표 유력

노동력 공급·불체자 엄단 투트랙
韓 “국민 삶 위해 이민정책 불가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외국인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추진해온 가칭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의 세부 내용이 연내 발표를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올해 안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를 목표로 관계부처, 국회와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민청의 핵심은 ‘외국인 노동력 공급’과 ‘불법체류 엄단’ 투트랙으로 요약된다.

이민청 설립은 내년 4월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 장관의 대표 정책이자 마지막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민청이 기존 출입국 관리 업무를 넘어 외국인 필요 분야와 수급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계획을 짜는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2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민청 설립 방안과 관련해 최근 행정안전부 및 국회 법사위원 등과 마지막 세부 논의를 진행했다. 법안은 의원 입법 발의 형식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이민청은 법무부 산하에 청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고, 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등 각 부처에서 파견받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민청이 설립되면 전국 출입국·외국인청과 사무소 등이 이민청 산하로 편입된다. 한 장관은 이달 들어 대구와 대전, 울산을 잇따라 방문해 외국인 인력 유치와 이민청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인력을 끌어오는 외국인·이민 정책 추진에 대해 보수층 일각에서는 청년 일자리 잠식, 불법체류와 치안 불안 등을 우려한다. 하지만 한 장관은 “외국인·이민 정책은 대한민국 국민의 삶이 계속되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출산 장려만으로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조선업 등에는 대한민국 젊은 분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젊은 분들이 많이 가고 싶어하는 영역에 외국인들을 많이 배치하는 것은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동훈표 이민청’의 핵심은 필요한 곳에 노동력을 공급하고, 불법체류자는 엄단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법무부의 외국인 근로자 ‘계단식 인센티브 제도’가 대표적 예다. 지난 8월 말 법무부는 2000명 수준인 E-7-4(숙련기능인력) 비자 쿼터를 3만5000명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E-7-4 비자 확대는 곧 E-9(단순노무인력)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4년 이상 체류, 1년 이상 근무한 기업의 추천, 한국어 능력시험 200점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E-7-4 비자 전환이 가능하다. 한 장관은 E-7-4 비자 확대를 두고 “외국 인력 무단 이탈에 대한 해답”이라고 했다.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에 대한 비자 기준도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불법체류자 단속은 강화된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2023~2027년)’을 세우고 올해 시행 중이다. 올해 43만명 수준인 불법체류 외국인을 2027년까지 20만명대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민청이 관계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 인력을 세부적으로 관리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구 문제 전문가인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외국인을 언제부터 얼마만큼 어느 나라에서 받아야 된다는 것을 우리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곳이 아무 데도 없다”며 “이민청이 가급적 빨리 만들어져서 일본, 대만 등 해외와 비교 우위를 어떻게 가질 것인지 등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교수는 “우수 인재 등의 비자를 늘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인력이 거주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외국인이 들어왔을 때 이들을 문화·언어적으로 적응시키고 관리할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신지호 박성영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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