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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남산이전 50주년… 세 거장이 풀어내는 ‘세종의 노래’

박범훈·손진책·국수호 의기투합
국립극장 전속단체 313명 무대에
“요즘 관객 와닿게 시각화 목표”

연출가 손진책(왼쪽부터),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은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의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세 사람은 20대부터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로 한국 공연계를 이끌어왔다. 국립극장 제공

올해는 국립극장이 남산으로 이전한 지 50주년 되는 해다. 1950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개관했지만 일제 강점기, 6·25 한국전쟁,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일본 강점기 시절 건물인 부민관, 대구 키네마극장, 시공관을 전전하다가 1973년에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설립 23년 만에 우리 손으로 지은 국립극장은 무대제작소까지 갖춘 국내 유일의 제작극장으로 한국 공연예술의 성장 발판이 됐다.

국립극장이 12월 29~31일 해오름극장에서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한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을 공연한다. 조선 시대 세종이 직접 지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서양 기악과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뤄진 칸타타(교성곡)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 공연계에서 일가를 이뤘으며 국립극장과 깊은 인연이 있는 세 거장이 함께한다. 바로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75), 연출가 손진책(76), 안무가 국수호(75)가 그 주인공. 이들은 각각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극단,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 국립극장의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총 313명 출연진이 이번 무대에 오른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2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은 국립극장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창·제작 역량을 쏟아부었다”면서 “이 작품이 50주년 기념행사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국립극장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추는 것 같다는 의미의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먼저 세상을 떠난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인 가장 이른 시기(1447년)에 활자로 간행됐으며 백성에게 한글을 보급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이번 공연을 위해 박해진 시인이 요즘 관객에게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로 쉽게 고쳤다. 박범훈 작곡가는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은 2년 넘게 준비했던 작품인데,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으로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국립극장 전속단체와 함께하는 작품이 되면서 새롭게 구성을 수정하는 한편 편곡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세 거장은 20대 시절 친구가 되어 오랫동안 협업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풍자와 해학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마당놀이가 대표적이다. 국수호는 “우리 셋은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라면서 “이번 작품은 국립극장에서 성장한 우리가 사명감으로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독감으로 기자간담회에 불참한 손진책 연출가는 국립극장을 통해 “월인천강지곡에 녹아든 군주로서의 외로움과 지아비로서의 순정, 한글이 백성에게 전파되기를 바라는 세종의 애민정신에 주목해 ‘사랑’과 ‘화합’에 연출 초점을 맞췄다”면서 “600여 년 전 노래가 요즘 관객에게 와 닿을 수 있도록 소리와 음악을 신선하게 시각화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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