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빛 메타세쿼이아·푸른 대숲 속 낭만·힐링

여유로움 한껏 품은 전남 담양

이른 아침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옆 개구리생태공원 푸른 연못에 주홍빛 나무들이 반영을 드리우고 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 위에서 여행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건물은 앞부터 전시관, 생태관, 호남기후변화체험관.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전남 담양은 여유로움을 한껏 품고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와 대나무 길을 느긋하게 걸으면 평안이 찾아든다. 메타세쿼이아랜드(메타세쿼이아길), 관방제림, 죽녹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선정된 ‘담양의 3대 명품숲’이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걷고 쉬고 생각하고 싶으면 숲길을 찾아 마지막 낭만을 느껴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길인 메타세쿼이아길은 과거 24번 국도였지만 새로운 국도가 옆으로 뚫리며 산책로로 변모했다. 1970년대 3~4년생 메타세쿼이아 묘목이 현재의 터널을 이루는 가로수로 성장했다. 가로수길 양쪽 길가에 높이 10~20m의 메타세쿼이아가 원뿔 모양으로 위풍당당하게 도열해 이국적 풍경을 자랑한다.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이어질 것 같은 메타세쿼이아 터널.

늦가을 메타세쿼이아는 주홍색 옷을 입고 패션쇼를 한다. 나무 터널 속으로 걸으면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이어질 것 같다. 최근 맨발걷기 열풍에 맞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길이 2.1㎞, 폭 2.0m 규모의 흙길도 조성됐다.

메타세쿼이아랜드에는 메타세쿼이아길뿐 아니라 개구리생태공원, 호남기후변화체험관, 수변공원, 어린이프로방스 테마공원 등이 마련돼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구리를 테마로 한 ‘담양 개구리생태공원’은 2019년 9월 27일 개관했다. 생생한 자연을 그대로 담은 생태전시관, 연중 개구리 서식을 관찰할 수 있는 야외생태 공간 등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에게 인기다.

온실로 꾸며진 생태관에서는 열대와 아열대 지방 개구리 33종, 150여 마리를 관찰·체험할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각종 전자매체를 이용한 영상화 모형 등이 환경 생태적 마인드를 키워준다.

담양천(영산강의 담양 구간) 수서생태체험과 남산 육상생태체험, 개구리와 함께 떠나는 생태여행, 나도 개구리박사, 에코 라이프 등 탐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선행 현장 학습교육 및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탐구학습이 배움의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주변에 메타프로방스가 있다. 프랑스 남부지역을 모티브로 해 이국적 풍경을 내세우는 여행지다. 작지만 유럽여행의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메타프로방스 안에는 카페와 아웃렛, 곤충박물관 등의 시설과 다양한 형태의 펜션도 있다.

단풍 옷을 입은 관방제림 옆 영산강 징검다리.

메타세쿼이아길에서 관방제림으로 길이 이어진다. 관방제림은 조선 인조 때인 1648년 담양 부사 성이성이 제방을 쌓고 제방이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철종 때인 1854년 부사 황종림이 관비를 투입해 제방과 숲을 다시 정비했고 그 뒤로 부임해 온 관리들도 개인의 재산을 털어 숲을 관리했다고 한다. ‘관에서 만든 제방’이어서 관방제(官防堤)이고 숲의 이름은 관방제림이다.

관방제는 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부터 천변리까지 약 2㎞ 이어진다. 옛날에는 700여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뤘다고 전하는데 현재는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갈참나무 등 15종의 낙엽 활엽수 42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199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2004년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가을철 나무들이 붉게 물들며 영산강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연의 모습을 펼쳐놓는다. 영산강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는 관광객들에게 ‘인생샷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숲 곳곳에 걷기 편하고 쉴 곳이 많아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가족에게는 힐링 쉼터로 안성맞춤이다.

죽녹원 대나무 숲에 둘러싸인 전망대 ‘봉황루’.

바로 옆에는 죽녹원이 자리한다.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 16만㎡에 조성한 대나무 숲이다. 관방제림의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든 잎을 떨구며 겨울준비에 들어갔지만 죽녹원은 여전히 푸르름을 자랑한다. 하늘 위로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그 숲속에 들어서면 시간은 느리게 가고 흔들리는 댓잎 소리는 힐링을 안겨준다. 산책로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죽녹원전망대인 봉황루에서 산책로가 시작된다.

전망대에서는 영산강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하고 있다. 죽림욕을 즐긴 뒤 죽로차 한 잔은 바쁜 일상의 심신을 달래준다. 관방제림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면 죽녹원은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여행메모
메타세쿼이아길 입장료 O, 주차료 X
오랜 미곡 창고의 변신 ‘담빛예술창고’

메타세쿼이아길은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어린이 700원, 만 6세 이하·만 65세 이상 무료이다. 주변에 대규모 무료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호남기후변화체험관은 12월 31일까지 내부 리모델링 공사 중이어서 관람할 수 없다.

죽녹원 이용요금은 성인 기준 3000원이다. 죽녹원 한옥체험관은 담양 일대에서 인기 있는 숙박 시설이다.

담양의 먹거리로는 죽순정식과 대통밥, 그리고 떡갈비가 유명하다. 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담양시장과 향교교 사이 영산강 변에는 과거 죽물시장이 성황을 이루던 시기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국숫집들이 거리를 이뤄 지금도 성황이다. 멸치로 육수를 낸 물국수, 새콤달콤한 비빔국수 그리고 삶은 달걀로 유명하다. 식당마다 사용하는 면과 육수, 고명이 조금씩 달라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상류로 가면 제방 오른쪽 추성경기장 인근에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고, 공원을 가로질러 ‘담빛예술창고’가 자리한다. 10년 이상 방치돼 있던 미곡 창고를 전시실과 북 카페로 개조한 곳이다.



담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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