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일회용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유효기간이 지난 온누리상품권도 사용이 가능해지고, 이사하기 전 거주지에서 산 쓰레기 종량제 봉투도 다른 지역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민생 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민들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규제 50건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부담을 주는 규제 117건 등 총 167건을 발굴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한 총리와 부처 장관들은 ‘민생·현장·소통’을 부각하고자 이날 회의 장소를 정부 청사가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정했다.
우선 정부는 현재 법령상 안경업소에서 구입이 가능한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개선하기로 했다. 콘택트렌즈와 안경의 온라인 판매 필요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안전성 우려와 이해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국내 온라인 구매는 불법이지만 해외 직구는 허용하고 있어 불합리한 규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는 일회용 콘택트렌즈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련 실증 특례를 내년 1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안경업소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을 통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이사 이전에 사뒀던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구매 영수증 없이도 가까운 판매점에서 환불하거나 신규 전입 지역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도 이사한 지역에서 원래 살던 지역 종량제 봉투를 쓸 수는 있지만 주민센터에서 스티커를 받거나, 전입지 종량제 봉투로 교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효기간 5년이 지난 온누리 상품권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고 전통시장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행정안내에 돌입한다. 1979년부터 현재까지 60㎖로 고정된 해외 여행자 향수 면세 한도는 내년부터 100㎖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향수의 면세한도를 용량으로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했다.
위·변조 또는 도용한 신분증을 내고 혼숙한 청소년들 때문에 처벌받을 위기에 놓인 숙박업소 업주를 구제할 길도 열린다. 현행법에선 청소년에게 남녀 혼숙 장소를 제공한 업주에게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처할 수 있고, 3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내년 하반기 청소년보호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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