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두 대국이 서로 등을 돌리는 건 선택지가 아니다. 갈등과 충돌은 감당치 못할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 경쟁 관계의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주요 갈등 사안에서 이견을 노출하고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못했다. 그러나 충돌보다 대화를 강조하면서 관계 안정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확대 정상회담과 소인수 오찬 회담을 하고 경내 산책도 함께했다. 두 정상은 대만 문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4시간이 넘는 회담 끝에 군사 대화 재개 등 일부 합의를 도출했지만, 양국 갈등의 바탕이 돼온 핵심 현안에 대해선 평행선을 그었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기술적 봉쇄’라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대중국 수출 통제와 투자 검토, 일방적 제재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에 맞서는 데 사용될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경제 관행, 미국 기업에 대한 징벌적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결국 통일을 이룰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도 요구했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이 2027년이나 2035년에 군사행동을 계획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들었다. 그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미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와 관련해 중국이 선거 과정을 존중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견이 적지 않게 노출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중대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중·미 관계의 앞날은 밝다’는 시 주석의 발언을 소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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