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안보 채널 복원 등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의제로 다룰 방침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 통신 연결을 끊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재건하고 싶어 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실수나 계산 착오, 오해가 없도록 의사소통 라인이 필요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군사 관계가 재구축되는 것이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군사 대화 재개에 대해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상과 공중뿐 아니라 고위 지도부부터 전술이나 작전까지 모든 수준에서 군사 관계 복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면서 미국과의 안보 채널을 끊었다. 올해 2월에는 중국 정찰풍선이 미군에 격추되는 사건이 터지면서 실무자급 대화까지 단절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중국해 등 대만 주변에서 중국의 강압적인 군사행동이 증가하자 긴장을 관리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고위급 대화 재개를 추진했는데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군사 대화 재개를 요구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끊어진 안보 채널의 복원은 미국에 절실한 문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안보 채널 부재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팔레스타인과 러시아 편들기로 일관하면서 미국을 힘들게 하는 중이다. 특히 미국은 하마스의 배후 세력인 이란과 끈끈한 관계인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사 대화 재개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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