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를 공격 중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포위하고 시가전 돌입을 예고했다.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을 향해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5일(현지시간) “우리 군이 가자시티를 완전히 포위했고, 이 해안 도시를 둘로 분할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 북부와 가자시티 주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인도적 통로를 아직 열어놓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자 북부와 가자시티에서 공격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6일에는 지하터널과 훈련장 등이 포함된 하마스 요새 1곳을 장악하고 다수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밤새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군이 향후 48시간 내에 가자시티에서 시가전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가전의 목적은 도시에 숨어 있는 하마스 무장세력을 찾아내고 지하터널과 하마스의 군사·민간 기관들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본격적인 시가전을 앞두고 민간인 대피로를 열었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가자 북부의 민간인 대피를 위해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남쪽으로 가는 살라알딘 고속도로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라크를 깜짝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위협과 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자지구 전쟁이 확대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헤즈볼라의 전쟁 개입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레바논과 접한 북부 국경지대를 방문해 “우리는 북부에서 언제든 타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지난 3일 화상 연설에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 전면전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을 중동 지역에 전개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5일 엑스에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1척이 이집트 카이로 북동쪽 수에즈 운하에 도착한 사진을 올렸다. CNN은 “핵추진 잠수함의 동선이나 작전은 극비로 운영된다”며 “이례적인 이번 공개는 이란과 대리인들을 겨냥한 억지의 메시지”라고 짚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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