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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팔 전쟁 한 달… 비극 멈추는 ‘인도적 휴전’ 시급하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알마가지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현장을 살피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감행한 지 꼭 한 달이 됐다. 그에 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봉쇄와 공습과 지상전을 차례로 전개하며 본격화한 전쟁은 하마스가 구상했을 시나리오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 하마스의 반인륜적 테러는 그들의 헌장에 명시된 목표, 이스라엘 국가 소멸을 결코 달성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끔찍한 만행을 보란 듯이 저질렀고, 그것은 이스라엘을 자극해 가자지구 전면전을 촉발했으며, 무고한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을 수반하는 비인도적 전쟁이 현실화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확산시켜 하마스의 테러 명분이 오히려 정당화되는 상황을 낳고 있다. 자국민을 불쏘시개로 삼은 테러 집단의 비열한 전술에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세계가 휘말려든 형국이다.

이스라엘 민간인의 비극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참극으로 이어진 이 전쟁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모호한, 반인륜적 테러 집단과 비인도적 전범 국가의 기이한 싸움이 돼버렸다. 그 비극의 현장에서 지금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피해자는 가자지구 주민들이다. 전체 230만명의 70%가 피란민이 됐다.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어린 생명이 4000명 이상 스러졌다. 현재의 전쟁 양상은 이미 역대 최악인 가자의 비극이 이제 시작일 뿐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해 본격적인 시가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아직 40만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는 땅에 더 끔찍한 참극이 예고됐고, 길게는 1년 넘게 잔혹한 살상전이 이어질 거라고 한다.

이런 야만이 계속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 가자 주민의 희생을 막고,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을 끌어내는 데 국제사회의 역량이 집중돼야 할 때다. 잠정적 휴전을 통해 시간을 벌어 ‘두 국가 해법’의 큰 틀을 갖춰내는 외교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 조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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