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아산 우리은행)가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새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개막전부터 트리플더블 활약을 펼치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김단비는 5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와의 2023-2024시즌 WKBL 공식 개막전에서 32점 17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활약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74대 70으로 승리를 따냈다. 김단비는 이날 블록슛 3개를 추가해 개인 통산 500개 기록도 세웠다.
베테랑 김단비는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났다. BNK의 거센 추격을 받던 4쿼터에만 홀로 14점을 몰아치며 고군분투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작전시간 중 “김단비의 득점에만 의존하지 말라”며 나머지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할 정도였다.
양 팀은 4쿼터까지 64-64 동점을 이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김단비가 다시 힘을 냈다. 자신에게 상대 수비가 몰린 점을 역이용하는 노련한 공격 전개를 했다.
김단비는 연장전에서 동료 나윤정과 고아라의 3점슛을 돕는 두 차례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올리며 코트를 달궜다. 전혀 녹슬지 않은 MVP의 모습이었다. 가드 박지현은 14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개막전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 우리은행과 BNK의 ‘리턴매치’로 주목받았다. 통산 11번째 정상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여전히 우승후보임을 증명했다.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이 부천 하나원큐로 이적하고, 가드 박혜진이 부상에서 회복 중임에도 강력한 전력을 보여줬다.
BNK는 최근 다섯 시즌 연속 개막전 패배 징크스에 빠졌다. BNK 박정은 감독은 “지난 시즌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화끈한 농구를 펼치겠다”며 승리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BNK는 진안(22점)과 안혜지(15점), 이소희(14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지만 우리은행의 벽을 넘기 역부족이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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