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일 “연구·개발(R&D)다운 R&D에 재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앞으로 R&D 예산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며 “예산의 조정과 향후 확대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원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가 R&D 예산을 앞으로 더 확대하기 위한 실태 파악 과정에서 내년도 R&D 예산의 일부 항목이 지출 조정됐다”면서 “연구 현장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삭감된 일부 R&D 예산 항목에 대한 증액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R&D 전체 예산은 줄었지만 꼭 필요한 분야의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며 “윤 대통령 임기 동안 R&D 예산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연구자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돈이 얼마가 들든지 국가가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며 “낡은 규제와 제도를 혁파하고 도전적 연구에 대해서는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과 조교수 등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 7명을 만나 연구 현장에서 접한 어려움을 들었다. 연구자들은 중국인 연구자가 바로 지원받은 15억원의 장비를 자신은 10년에 걸쳐 마련했다는 경험, 세계 최초로 새로운 구조의 소재(제올라이트)를 발견하고도 국내에 장비가 없어 10년간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가 스페인 교수와의 협업으로 구조를 완전히 해석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연 등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비싼 연구 장비 등을 지원해야 해외 연구자들도 같이 연구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며 지원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 R&D 예산은 수당처럼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아니라 진짜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한다”면서 “연구시설이나 기자재가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해외에서 제일 좋은 제품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조달 측면을 개선하겠다”고 연구자들에게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에는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지방자치·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교육 혁신은 바로 지역이 주도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쥐고 있는 권한을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지역의 교육 혁신을 뒤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교육과 의료는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든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는 교육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23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 현장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영어 수업을 참관한 뒤 “지방에서도 수도권 못지않게 우수하고 훌륭한 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교육경쟁력 강화를 재차 당부했다.
이경원 정현수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