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영결식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묘지에서 엄수됐다. 리 전 총리 유해는 화장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를 비롯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한정 국가부주석이 바바오산 혁명묘지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리 전 총리 시신 앞에 묵념하고 세 번 절한 뒤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리 전 총리와 함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이끌었던 후진타오 전 주석은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고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영결식장인 혁명묘지 예당 위에는 ‘리커창 동지를 침통하게 애도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붉은색 공산당 깃발에 덮인 리 전 총리 시신은 생화에 둘러싸여 편백나무 관에 안치됐다. 영정 사진 속 리 전 총리는 검은 정장 차림에 안경을 쓴 모습이었다.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화장장으로 옮겨져 한 줌 재로 돌아갔다.
시 주석 집권 1, 2기 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달 27일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 등 동지들이 병원을 방문하거나 다양한 형식을 통해 리 전 총리의 죽음을 애도하고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리 전 총리 생전의 정치활동 사진과 평가를 별도 기사로 소개했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부고문보다 2배가량 늘어난 5291자 분량이었다.
이날 바바오산 혁명묘지 주변은 교통이 통제됐다. 인근 위취안루역 교차로에는 장례 행렬을 보려는 시민들이 모였다. 천안문 광장 주변은 보안 검문이 한층 강화됐다. 광장을 지나는 지하철역은 폐쇄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곳곳에 검문검색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천안문 광장과 인민대회당, 외교부 청사 등에는 조기가 걸렸다.
CNN은 “리 전 총리는 중국 역사상 가장 약한 총리 중 한 명이었고 높은 성취를 이룬 인물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그의 죽음은 시진핑의 퇴행적인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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