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올해 초에 이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최대 20억 달러(약 2조7160억원)를 추가로 투입한다. 앤스로픽은 생성형 AI 개발사로,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최대 경쟁사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동맹 관계가 굳건한 상황에서 AI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앤스로픽에 5억 달러를 우선 투자했으며 향후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연초에 이미 앤스로픽에 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앤스로픽은 오픈AI의 창립자 그룹의 일원이었던 대니엘라 애머데이, 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에 설립한 회사다. 챗봇 ‘클로드2’를 보유하고 있다. AI가 도덕적 가치를 고수하도록 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AI 스타트업과의 차별성을 내세운다.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올해 초 기준 40억 달러(약 5조4320억원)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존도 지난 9월 앤스로픽에 최대 4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초기 투자금으로 12억5000만 달러를 제공하고, 향후 조건에 따라 투자액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로드2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입력창의 용량이 10만토큰(AI가 인식하는 문자 데이터 단위)으로, 오픈AI의 GPT-4 기반 챗GPT에 비해 3배 많다.
구글의 움직임은 AI 시장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MS·오픈AI 동맹’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MS는 이미 오픈AI에 140억 달러(약 19조120억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다. 구글과 아마존의 앤스로픽 보유 지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MS는 AI와 클라우드 부문이 순항하면서 세계 시가총액 1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27일 기준 MS 시총은 2조4500억 달러(약 3327조1000억원)로, 1위 애플(2조6300억 달러)을 1800억 달러(7.3%) 차이로 추격 중이다. MS 시총이 애플을 넘은 것은 2021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다른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생성형 AI를 제품에 접목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제공한 MS에 대해 시장은 호평을 내놓는다.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의 올해 3분기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9% 늘어난 점도 시장을 놀라게 했던 대목이다. 월가 예상치는 26%였다.
MS의 시총 1위 탈환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의 3분기 실적이 내달 2일 발표되기 때문이다. 애플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3분기 매출이 2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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