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은 심장에서 뇌혈관으로 이어지는 목 부위 동맥으로, 뇌로 가는 혈액의 80%를 보내는 중요한 혈관이다. 여기에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이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 ‘경동맥협착증’이다.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30%는 이 경동맥협착증 때문에 발생한다. 문제는 경동맥이 절반이나 좁아져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연간 10만명 넘는 사람이 경동맥협착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협착증 진료 환자는 2017년 6만8760명에서 지난해 12만5904명으로 약 8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70대가 66%가량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는 30일 “만성질환이 잘 관리되지 않은 결과가 60대쯤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높은 것”이라며 “혈관 손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경동맥협착증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동맥협착증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는 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 대사질환과 흡연 때문에 생긴다. 만성 대사질환자가 늘면서 자연스레 경동맥협착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50대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갖고 있거나 흡연자라면 예방적 차원에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경동맥 초음파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경동맥협착증이 위험한 이유는 혈관이 절반 가까이 좁아져도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발견돼도 증상이 없어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해서 협착이 심해지면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심한 경우 뇌경색으로 인한 뇌기능 마비뿐 아니라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70% 이상 진행된 경동맥협착증이 발견되면 증상이 없어도 즉시 치료받아야 한다.
고 교수는 “경동맥 협착이 심하지 않거나 증상이 없으면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경동맥이 70% 이상 좁아져 있고 증상이 있을 땐 수술(경동맥 내막 절제술)이나 시술(경동맥 스텐트 확장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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