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카타르는 46억 달러(6조2000억원)에 달하는 수출·수주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중동 비즈니스 외교를 통해 확보한 투자약속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무기시장의 ‘큰손’인 카타르와의 국방·방산 분야 협력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아미리 디완궁에서 카타르의 군주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정상회담 및 국빈오찬을 가졌다. 한·카타르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기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한·카타르 관계가 격상되면서 경제협력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이 이날 카타르에너지와 맺은 LNG운반선 17척의 건조계약은 그 규모가 39억 달러(5조2000억원)에 달한다.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타밈 국왕에게 한국 해운업체들이 참여 중인 LNG운반선 40척 운영계약 입찰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카타르 국빈방문을 계기로 LNG운반선 건조계약을 포함해 모두 12건, 46억 달러 규모의 투자약속이 성사됐다. 앞선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 때 체결한 156억 달러(21조원) 규모의 투자를 합치면 이번 사우디·카타르 순방에서 이끌어낸 투자약속은 202억 달러(27조2000억원)에 달한다. 기간을 넓혀 지난해 11월 사우디 투자약속(290억 달러)과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약속(300억 달러)까지 합하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의 중동 비즈니스 외교를 통한 ‘중동 빅3’(사우디·UAE·카타르) 투자유치 성과는 792억 달러(106조5600억원)에 이른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정상 순방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라며 “이런 점에서 정상 순방은 글로벌 협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민생행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정상회담에서 ‘방산군수 협력 MOU’를 체결하고,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포괄적인 방산협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기초가 이번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8~2022년) 카타르는 세계에서 세 번째(6.4%)로 많은 무기를 수입한 국가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에 카타르가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고, 타밈 국왕은 한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도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250여명의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어 카타르 교육도시 내 위치한 연구중심대학인 하마드 빈 칼리파 대학(HBKU)을 방문해 50여명의 학생과 ‘청년 리더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24일 카타르 도착 직후에는 도하에서 개최 중인 국제원예박람회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박람회 내 설치된 한국관을 둘러본 후 중동 진출을 희망하는 스마트농업 수출 기업들을 격려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4박6일간 사우디·카타르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26일 한국에 도착한다.
도하=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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