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면서 “당·정·대 관계에 있어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한 대책으로 건강한 여당·대통령실 관계를 들고나왔다. 당·정·대 관계 재정비를 통해 여당이 ‘용산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비판을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답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국민 소통과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참모진에게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분수정원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안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가 건강한 당·정·대 관계를 제시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향후 당·정·대 관계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우선은 정책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현재도 당정협의회를 하고 있지만 정책 당정을 조금 더 활성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은 현장에서, 지역에서 유권자를 대하고 있어서 민심을 빨리 전달받는다”면서 “따라서 당정 소통 강화는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면서 “현안에 대해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당·정·대가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그럼에도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쇄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3대 혁신방안과 6대 실천과제를 꺼내 들었다. 3대 혁신방안은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의 서민친화형 강화, 민심 부합형 인물 발굴과 상향식 공천 원칙 적용, 도덕성과 책임성 강화다. 6대 실천과제에는 당의 혁신기구 출범, 총선 준비기구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별도 구성 등이 포함됐다.
김 대표는 혁신기구 출범과 관련해 “당 전략과 메시지·정책·홍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혁신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준비기구를 조기 출범시켜 총선 기획과 전략·공략까지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인재영입위원회에 대해선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신진인사를 적극 영입해 당의 확장성을 보여 주겠다”고 자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지금의 정책기조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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