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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되면 안 된다

대법원장 주재 전원합의체 못 열어
임기 만료 대법관 제청도 문제 생겨
국회는 사법 파행 방치하지 말아야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어제 만료됐으나 후임 대법원장은 정해지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이균용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당초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 여부 본회의 표결을 지난 21일 실시하기로 했다가 25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25일 본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민주당은 26일 후임 원내대표를 뽑은 뒤 본회의 일정을 협의한다고 한다. 다음 본회의 일정은 11월 9일이다. 국회가 그 전에 본회의를 열지 않으면 대법원장 자리는 한 달 보름 넘게 공석이 된다. 국회 임명 동의 절차와 관련해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발생하는 건 1988년 정기승 당시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35년 만이다.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대행을 맡기로 했지만 사법 파행은 불가피하다.

당장 재판 지연이 발생한다. 대법원장이 없으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를 구성할 수 없다. 명령 또는 규칙이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되는 사건은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모든 대법관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다뤄야 하며 재판장은 대법원장이 맡게 돼 있다. 판례 변경이나 중요 사건의 경우에도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를 주재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도,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한 것도 김 대법원장의 전원합의체가 결정했다.

대법원장의 공석이 장기화되면 새로 임명될 대법관 제청에도 문제가 생긴다. 안 대법관과 민유숙 대법관의 임기가 내년 1월 1일자로 만료되는데 대법원장 공백이 11월을 넘기면 사법부 구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재산 신고 누락 등 도덕성 시비가 제기된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역대 대법원장 후보자들의 도덕성 시비를 감안하면 절대 불가 사유는 아니다. 물러난 김 대법원장도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이력과 춘천지법원장 시절 잦은 부부 동반 해외여행 등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국회 인준을 통과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불법건축물로 임대소득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지만 국회 인준을 얻었다. 국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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