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으며 태양광 생산… 전기 팔아 수익도 올려 일거양득

Է:2023-09-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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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가보니

토지 훼손 없이 농지 위에 설비 설치
농가소득 올리고 재생에너지 보급
8년 불과한 발전소 수명 연장 필요

경북 경산시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의 모습.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과 영남대, 한국동서발전은 1950.4㎡ 논밭에 100㎾ 규모의 영농형태양광 설비를 구축했다. 구역별로 일반 모듈, 수직형 모듈, 협소형(영농형태양광 전용) 모듈 등이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지난 13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1950.4㎡(590평) 논밭의 곳곳에 태양광발전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발전기 아래 벼가 익고 있었고, 바로 옆에 심겨 있는 대파는 수확을 기다렸다. 가까이 다가가니 높이 3.5m에 이르는 기둥, 널찍한 크기의 태양광 패널이 논밭 작물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풍경을 자아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과 영남대, 한국동서발전은 13일 실증단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단지엔 100㎾ 규모의 영농형태양광 설비를 구축했다. 구역별로 일반 모듈, 수직형 모듈, 협소형(영농형태양광 전용) 모듈 등이 있다. 한화큐셀은 영농형태양광에 최적화한 협소형 모듈을 제작해 영남대를 비롯해 경남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경남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에 공급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사를 지으면서 농지 위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걸 말한다. 농지를 용도 변경해 태양광발전소 전용으로 운영하는 기존 태양광발전과 달리 토지 훼손이 없다.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어 ‘태양광 이모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논밭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면 그림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작물에 그늘이 지면 수확량이 줄어들진 않을까. 이에 대해 정재학 영남대 교수는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정 교수에 따르면 모든 식물에는 ‘광포화점’이라는 게 있다.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더 이상 광합성량이 증가하지 않는 빛의 세기가 광포화점이다. 예를 들어 벼의 광포화점은 50킬로럭스(klux)인데, 이를 초과하는 태양광은 벼의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빛의 세기는 120킬로럭스에 달한다고 한다.

정 교수는 “영농형태양광은 모듈의 크기와 배치, 각도 등을 조절해 작물 재배에 적합한 일조량을 공급하고 남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면서 “작물의 생육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7곳에서 영농형태양광 발전 실증을 해왔다”면서 “벼, 마늘, 양파 등 일부 작물의 경우 일반 농지에서 키운 것보다 20%가량의 생산량 감소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녹차나 포도의 경우 적절한 그림자가 생기면서 수확 시기가 빨라져 수확량이 100%를 웃돌았다고 한다. 정 교수 연구팀은 영농형태양광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영농형태양광을 표준화하기 위한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게다가 100㎾ 발전설비는 1년에 130㎿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간 14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를 판매하면 1년에 약 3000만원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정 교수는 “발전소 시설을 설치하는 데 약 1억4000만원의 초기 비용이 들지만, 은행 이자, 작물 생산량 감소에 따른 손해 등을 고려해도 매월 80만~90만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률 개정 없이는 영농형태양광 발전사업이 성장하기 어렵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소를 최장 8년까지 운영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발전소 수명은 25년 이상인데 8년을 넘기면 철거해야 하는 탓에 경제성을 높이기 힘들고, 사업하겠다는 농민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오는 2026년이면 태양광을 철거해야 하는 농가도 나온다. 국회에 관련 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지만, 연말까지 개정하지 못하면 다음 국회로 넘어갈 형편이다.

주요 국가에선 일찌감치 영농형태양광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제도를 마련했다. 일본은 2013년 영농형태양광 관련 법안을 통과하고 현재 4000건 이상의 영농형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20년까지 발전사업을 할 수 있다. 프랑스도 영농형태양광을 농업 보호시설로 인정하고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전무)은 “영농형태양광은 농촌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해법”이라며 “한화큐셀은 영농형태양광에 최적화한 친환경 모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농촌을 이롭게 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경산=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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