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러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를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은 러시아 일정도 군사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3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군사협력을 핵심 주제로 논의했다. 이번 러시아 방문에 나선 김 위원장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군사 문제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 위원장은 14일 러시아의 전투기 생산 공장을 시찰하기 위해 극동 하바롭스크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날 저녁 도착 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미하일 데그탸레프 하바롭스크주 주지사 등과 만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쇼이구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의 16일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진전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우려된다.
김 위원장이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던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동쪽으로 1170㎞가량 떨어져 있다. 김 위원장 전용열차 속도가 일반 열차보다 느린 점을 감안할 때 14일 오후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15일 오전 러시아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과 민간 항공기 등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전망된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는 전투기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 등도 있다. 현지 매체 DV노보스티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15일로 예정된 김 위원장의 방문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일정을 소화한 뒤 전용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1150㎞가량 떨어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6일 낮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극동연방대학교 등을 둘러본 뒤 같은 날 밤늦게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을 위해 마련된 일정들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방러 결과를 결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 행보는 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2019년 4월 당시와 확연히 비교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첫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2박3일간 짧게 머물다가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러 군사협력을 위해 긴 일정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준상 정우진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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