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국면에서의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대선 직전 불법적인 여론조작 시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보도 경위와 배후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검찰은 보도 내용의 왜곡과 대선 개입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지만, 뉴스타파와 시민단체 등은 “언론 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구 뉴스타파와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와 봉지욱 전 JTBC 기자의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선 직전 이뤄진 허위 인터뷰의 경위와 대가 관계, 배후 세력 등 사안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언론의 자유, 취재권을 고려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적용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적용된다. 압수수색 영장에 피해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인 만큼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 의사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쯤 뉴스타파 압수수색을 시도한 검찰은 건물 입구에서 직원들과 2시간여 대치 끝에 사무실 안으로 진입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윤석열정권의 언론 탄압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장의 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JTBC에서는 보도국에 진입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됐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당시 중수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하고 대가로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준 것으로 본다. 신씨와 김씨는 이 돈이 신씨가 쓴 책 3권 값이라고 주장한다. 뉴스타파 측은 “신씨가 보도 이틀 전인 3월 4일 밤 녹음파일을 제공해 이를 급히 검증하고 보도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2월 21일과 28일 JTBC가 보도한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 뉴스도 검찰은 여론 조작 목적의 허위 보도로 의심한다. 당시 JTBC 기자였던 봉 기자는 남욱 변호사의 2021년 11월 검찰 진술 조서를 근거로 ‘2011년 2월 조씨가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고, 그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보도했다.
검찰은 봉 기자가 이에 앞서 2021년 10월 조씨와 직접 만나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도, 이를 고의로 무시한 채 보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악의적인 부분이 확인됐다. 수사 과정에서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보도를 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린 상태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마친 뒤 한 기자와 봉 기자 등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13일 신씨가 쓴 책의 출판사 대표를 불러 책 출판 경위 등도 조사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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